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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5월호 월간 발굴B
궁궐, 고요한 담장 너머의 이야기
05. 대온실 수리 보고서 / 김금희, 창비
나는 궁궐을 좋아하는 이유가 화려한 건물의 아름다움보다도 그 안에 남아 있는 조용한 시간의 분위기 때문인 것 같다.
특히 오래된 온실과 담장을 따라 이어지는 이야기를 보고 있으면,
궁궐은 단순한 유적지가 아니라 아주 많은 기억을 품고 있는 공간처럼 느껴진다.
서울 한복판에서도 그 안에 들어서는 순간 공기가 조금 느려지는 느낌이 들고,
쉽게 드러나지 않는 시간과 사람들의 흔적을 가만히 상상하게 된다.
인간의 시간과는 다른 시간들이 언제나 흐르고 있다.
P.403
2026년 5월호 월간 발굴B
궁궐, 고요한 담장 너머의 이야기
04. K-궁궐을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아주 사적인 궁궐 산책 / 김서울, 다산북스
요즘 가장 '힙한 공간' 중 하나가 북촌, 서촌이다.
카페와 한옥, 골목의 분위기를 따라 수많은 공간들이 생겨나지만 결국 사람들이 북촌, 서촌을 찾는 이유는 따로 있다고 생각했고
이 책을 읽으며 그 생각에 확신이 들었다.
작가는 궁궐의 거창한 역사만 설명하기보다, 직접 천천히 산책하듯 공간을 바라보며 그 안에 담긴 시간과 분위기를 이야기한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역사는 복원할 수 있어도 시간은 복제할 수 없다”는 느낌이었다.
건물의 형태나 분위기는 비슷하게 만들 수 있어도, 오랜 시간 축적된 역사와 사람들의 흔적까지 따라 만들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궁궐은 단순히 오래된 관광지가 아니라, 과거와 현재가 함께 살아 있는 공간처럼 느껴졌다.
가장 현대적이고 트렌디한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이면서도 동시에 가장 오래된 역사 위에 존재한다랄까...
어쩌면 사람들은 새로움을 좋아하면서도 결국 진짜 시간을 품은 공간에 자연스럽게 끌리는 것인지도 모른다.
정신없는 공사 현장과 온갖 시위대를 지나 광화문을 통과하면 다른 차원의 세상이 펼쳐진다. 주변의 공기가 돌연 차분해지는 그 순간이 좋다.
P.5
2026년 5월호 월간 발굴B
궁궐, 고요한 담장 너머의 이야기
03. 성은이 냥극하옵니다 / 백승화, 안전가옥
환국정치와 단종 복위 그리고 애묘?
왕께서 냥줍을 하여 이름을 '금손'이라 지었사옵니다.
묘집사가 된 숙종, 그런데 어느날 금손이가 사라졌다!
어명이다! 궁에서 사라진 왕의 고양이를 찾아라!
고양이는 언제부터 귀여웠을까.
언제부터 고양이의 세상이 된 걸까.
궁금하다면, 전국의 묘집사들이여 여기로 모여라.
이 이야기, 어딘가 묘하다...!
나라님이 밉고, 양반 놈들이 밉고, 세상만사가 미운 거지, 이 고양이한테 무슨 죄가 있습니까?
p. 190
2026년 5월호 월간 발굴B
궁궐, 고요한 담장 너머의 이야기
02. 붉은 궁 / 허주은, 시공사
18세기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사도세자의 비극적인 사건 속에 휘말린 실습 내의녀 '백현'의 성장을 그린 매혹적인 역사 미스터리
차가운 궁궐 담장 안에서 진실을 밝히려는 백현의 용기가
역사적 비극, 여성 캐릭터의 주체적 서사, 장르가 주는 매력을 듬뿍 느끼게 했다.
또한 역사적 배경에 떨어지는 로맨스 한방울의 재미..!
아직도 눈앞에 한양과 궁궐의 모습들이 아른거린다.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세자를 위한 모략이나 내 죽음이 아니었다. 그보다 고요한 무언가였다.
아버지의 멸시, 그리고 아버지처럼 존경받는 권력자들의 멸시를 받을까 겁이 났다.
나는 아버지가 내 가치를 인정해주기만 한다면, 이 세상에 그 인정을 훈장처럼 내보일 수 있다는 믿음을 품고 있었다.
p. 109
2026년 5월호 월간 발굴B
궁궐, 고요한 담장 너머의 이야기
01. 설자은, 금성으로 돌아오다 / 정세랑, 문학동네
통일신라 시대의 수도 금성을 배경으로 한 추리 활극으로,
정세랑 작가 특유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역사 미스터리 소설이다.
주인공 설자은은 죽은 오빠의 이름과 신분을 이어받아 당나라 유학까지 다녀온 뒤,
금성으로 돌아와 목인곤과 함께 왕실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해결해 나간다.
읽다 보면 왕실에 어떤 비밀이 있을 지 추리하게 되어 더 흥미로웠고,
궁중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장면들이 상상되어 몰입하면서 읽기 좋았다.
추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금성은 어떤 곳입니까?”
젊은 선원은 가보지 못한 모양이었다. 금성, 서라벌, 왕경 뭐라고 부르든 태어난 곳을 떠올리 것만으로도 자은 안에 차오르는 것이 있었다.
“또 없는 곳이오. 어딜 가도 금성 같은 곳은 없을 테요. 어느 방향으로 서도 금과 유리와 다른 귀한 것들로 조각한 땅 같지요.”
p.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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